병원에 오는 아이들 중에는 거짓말을 상습적으로 한다는 문제로 오는 경우가 있다. 어른들도 여러 이유에서 작거나 큰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아이들도 다양한 이유로 거짓말을 한다.

첫 째는 혼나거나 부정적으로 평가받거나 비난받는 것이 두려워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성적을 형편없이 받아놓고 성적표가 아직 안 나왔다고 하거나 물건을 깨고는 잃어버렸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가 잘못 했을 때 크게 혼내거나 처벌을 강하게 하는 경우가 많을 때 잘 생긴다.

두 번째는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친구나 부모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경우이다. 예를 들어, 시험을 백점 맞았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선생님으로부터 칭찬 받았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평소에 부모나 또래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느끼거나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부모가 보여주지 않았을 때 생길 수 있다.

셋 째는 자신의 프라이버시나 자존심을 보호하고, 당황스러운 감정을 피하고 싶어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밤에 소변을 보고 동생이 그랬다며 요를 바꿔치기 하는 것이다. 이런 거짓말은 어른들도 하게 되는 경우이므로, 혼내기 보다는 체면을 유지하고 싶은 아동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는 편이 좋다.

거짓말을 아동의 나이에 따른 발달 과정상에서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유치원 아동들은 매사를 흑백논리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의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자신처럼 착한 아이가 나쁜 짓을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쉽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면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거짓말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을 속이는 것이라는 개념이 생긴다.

또 아동들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과 자신의 환상 속에서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을 구분하기 어려워 거짓말이 되는 경우도 있다. 아직 욕구를 참고 견디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쉽게 갈 수 있는 길로 거짓말을 택하기도 한다. 부모는 거짓말이 당장은 쉽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결국 거짓말을 하게 되면 다른 부정적인 결과를(신뢰를 잃어버린다든지, 더 큰 나쁜 결과를 초래한 든지)아이가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습관화된 거짓말이 아니면,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아이가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면 우선 위의 세 가지 경우 중에 어떤 것에 해당되는지, 왜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다음 시간에는 아이의 거짓말하는 습관을 없애기 위해 부모가 어떻게 양육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알아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