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면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며 교우 관계를 맺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기 마련이지만 한편으로는 소아 우울증을 호소하는 아이로 학부모들의 문의와 상담이 늘어나는 때이다.

대부분 우울증은 성인들만이 겪는 질환으로 여기기 일쑤지만 실제로 유전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 등으로 소아 우울증을 앓는 아이가 전체의 1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아 우울증은 설마 ‘우리 아이가 우울증이겠어’라는 심정으로 방치되면 아이들과의 대화 단절은 물론 더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 소아 우울증 증상

우울증은 흔히 빨라야 사춘기를 지난 이후에 걸리는 질환으로 대부분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소아 우울증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 걸리는 것이 아닌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질환으로 대인관계 갈등과 학교 부적응, 약물남용, 인터넷중독 등 다양한 문제가 나타난다.

보통 초등학교생의 어린아이가 보이는 우울증상은 성인의 우울증상과는 차이를 보인다.

가장 큰 변화는 학교생활에서의 변화로 성적이 떨어지거나 또래 관계를 피하는 경우가 흔하다.

또 우울한 기분보다는 짜증스러운 기분을 더 많이 표출하며 집안에서도 잦은 짜증과 신경질, 이유 없는 반항이 늘어난다.

일부 아동은 복통이나 두통, 식욕 감퇴 등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며 학교 가기 자체를 거부하기도 한다.

소아 우울증을 겪는 아이는 사춘기를 겪으며 변덕이 심해지고 술이나 담배, 약물의 오·남용이 증가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 소아 우울증의 원인

소아 우울증의 원인은 크게 생물학적,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부모가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는 자녀 또한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우울증은 기분조절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에 기인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물질인 세로토닌과 노아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다른 원인은 환경적 요인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 부모 등 주변인으로부터 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 언어적 학대 등을 당한 경우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또 부모나 형제 자매 등 가까운 사람과의 헤어짐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도 우울증을 유발한다.

특히 부모가 알코올 중독이나 성격 장애 등을 앓는다면 아이에게 무심하거나 혹은 자신의 감정을 아이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커 아이가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이외에 심리적 요인도 작용한다.

누군가에게 의존하려는 성향이 강한 아이는 스트레스에도 취약한 양상을 보이며 부정적이거나 포기를 잘하는 아이도 우울증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완벽주의적인 경향이나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아이도 좌절이나 실패로 자기비하에 빠져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 소아 우울증의 치료

소아 우울증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가족치료 등이 효과적이다.

특히 약물치료는 증상이 중할 때 사용하면 가장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우울증에 동반되는 불안과 초조 등의 여러 증상을 호전시키는데 효과적이다.

정신 치료는 아이의 우울증 원인이 정신적 갈등이 문제일 때 시행하며 가족치료는 가족 내 갈등이 주원인일 때 치료법으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놀이치료나 미술치료는 아동의 감정과 갈등을 표현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돕는 역할을 하므로 약물치료 등과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주진형 강원대학교병원 정신과 교수는 “자녀가 평소와 다르게 짜증이나 신경질이 늘어나며 성적이 떨어지고 교유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있다”며 “소아 우울증은 성인이 돼서도 우울증이 재발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가 필수”라고 했다.